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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대학의 미래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5년제 학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었다. WTO체제의 압박이 당초 생각만큼 급박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5년제 학제의 문제점도 노출되었다. 건축사라는 자격취득 중심의 교육은 건축설계에 재능과 관심이 모자라는 학생들을 소외시킬 수밖에 없었고, 대학원 연구가 빈사상태에 이르렀으며, 학생 및 학부모가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과 등록금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대학들이 현재의 인증 체제에서는 5년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건축대학은 5년제 학위과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였다.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건축대학에 입학한 65명의 신입생들은 2학년 말까지는 공통적인 커리큘럼으로 공부한다. 이것은 기존의 5년제 건축학사 학위과정에서 개설된 학과목과 시간을 따른다. 3학년으로 진학하면서 학생들은 각자의 적성과 능력을 감안하여 5년제 건축설계 전공과 4년제 건축시스템 전공으로 분리된다. 그들의 자율적인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며 각 전공별 정원은 시장이 요구하는 대로,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유연성을 가진다. 건축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전공은 건축설계전공과 대부분의 커리큘럼을 공유하면서 5학점 설계를 3학점 설계로 바꾸고 남는 시간을 구조, 환경, 시공, 플랜트설계, 경영학 등의 과목에 배정하는 체제이다. 이 제도가 정착하면 기존의 5년제 학제가 갖는 부작용은 상당부분 해결되리라 기대한다. 건축대학은 2011년 건축학부라는 독립학부로 격하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2014년 건축대학으로 다시 복귀했다. 덩치가 유난히 작은 대학인 만큼 오히려 훨씬 단단해진 맷집을 갖게 되었다. 2014년 건축학과 설립 40주년을 맞는 해에 건축대학은 건축설계전공과 건축시스템전공이라는 2전공 체제를 새롭게 갖추었다. 조형대학 역시 대내외적인 여건의 변화와 학과의 신설 등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 뿌리에서 함께 자라나서, 건축대학은 건축대학대로 조형대학은 조형대학대로 고르게 잘 자란 가지를 거느리면서 풍성한 열매를 맺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 왕 돈
건축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