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ions:대문/23/ko
조형대학의 체계와 학풍
1970년대 당시 전국 대부분의 대학교University와 대학College에는 모두 미술대학College of Fine Art이란 명칭 속에 서양화과, 동양화과, 공예미술학과, 응용미술학과, 생활미술학과 등이 혼재되어 있어 디자인과 공예는 항상 미술의 한 분야이거나 미술을 응용하는 분야로 인식하는 데에 지나지 않았다. 기술혁신을 통해서 사회와 문화가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특히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요구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었어도 우리나라 디자인 관련 대학들은 인습적인 미술의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1978년까지 3년 동안 전국 순회 조형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조형학부는 1981년 건축학과, 공업디자인학과, 시각디자인학과, 공예미술학과(도자공예전공, 금속공예전공), 의상학과의 5개 전공으로 구성된 한국 최초의 조형대학으로 승격했다. 종합대학 승격 당시 디자인 대학의 명칭을 사용하려 했지만, 그 당시까지만 해도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생소하게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그렇지만 대학의 영어 명칭을 ‘College of Architecture and Design’으로 표기함으로써 우리 대학 졸업생들이 외국유학 갈 때에 국내 어느 대학보다 더 디자인 전문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의 정식 명칭에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못했지만 1983년 장식미술학과를 공업디자인학과와 시각디자인학과로 분리하며 디자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획기적인 것으로서 오늘날 각 대학의 공업디자인학과, 시각디자인학과라는 명칭의 효시가 되었다.
1990년부터 디자인계는 많은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전자 환경이 21세기 디자인의 중요한 전제로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개발 중심적이고, 시장지향적인 디자인 개발에 대한 세계적인 문제의식에 부응해서 조형대학의 디자인 교육에서는 21세기의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디자인 교육에 반영해 왔다.
그 결과 대학입시에서 조형대학 학생들의 수준이 아주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전공인 디자인 분야에 대한 관심도 다양해 졌고, 그 의욕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되었다. “입학하기 전에 들은 소문보다 들어와 보니 더 좋은 대학이 곧 조형대학”이라고 많은 재학생들이 한 결 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이것은 우리대학의 자랑임과 동시에 앞으로 더욱 좋은 대학으로 발전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한국 최초의 디자인 대학으로서 조형대학은 중요하지 않다. 한국 최고의 디자인 대학으로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그 책임은 현재의 교수들에 달려 있다. 미래의 조형대학도 역시 학생을 잘 가르치는 데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을 열심히 가르쳐 역량 있는 디자이너로 발전하게 하는 일 외에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없다. 특히 디자인 분야는 더욱 그러하다. 1976년 교수들이 밤낮으로 열심히 가르친 결과인 ‘조형전’으로부터 시작된 조형대학의 발전이 이것을 증명한다. 1970년대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대학 교육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대전제이다. 1976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온 조형대학의 기풍은‘학생을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데에 있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형대학의 장래는 교수들의 열정적이고도 새로운 ‘학생 가르치기’ 프로그램 개발에 달려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