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소수를 위한 디자인
02 소수를 위한 디자인
그린디자인과 함께 조형대학에서는 디자이너의 사회적 의식과 의무감을 고취하기 위한 노력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계층의 이웃과 소수자를 위한 디자인을 교육의 내용으로 삼아왔다. 같은 시대와 공간을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오늘날 여러 가지 이유로 주류 사회에서부터 소외된 약소 계층에 대한 배려는 디자이너가 갖추어야 가장 기본적인 인본주의적 소양이며 디자인 행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 주제 역시 정규 교과목과 조형전 등의 행사를 통해 다양하게 시도되고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되어 왔다.
2001년 조형대학에서는 제10회 조형전의 주제를 ‘소수를 위한 디자인’으로 정해 행사를 개최했다. 전시회 도록의 서문에서 당시 전용일 학장은 행사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10회 조형전 ‘소수를 위한 디자인’ 브로셔 표지, 2001
시각장애인을 위한 의상디자인, 김경아, 의상디자인학과 패션쇼,2001
“소수를 위한 디자인은 우리 사회가 최근 신봉해 온 거대주의, 집단주의, 세계화 등과 같은 거대 담론을 반성해보며 이들의 그늘에 가려진 여러 이름의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제고한다. 또한 이를 통해 우리 시대의 디자인취향의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표현하고자 한다.”
전시취지에 따라 조형대학의 전 학과는 주제를 해석하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회를 통해 발표했다. 다수에 지배되는 건축론을 넘어선 소수를 위한 도시와 건축을 통해 휴머니즘을 추구했던 건축학과, 신체장애자, 노인, 소아 등을 위한 제품들을 디자인했던 공업디자인학과, 소수를 상징하는 시각이미지의 다양한 전개를 보여주었던 시각디자인학과, 대량 생산과 소비 체제가 지배하는 산업사회 속에서 공예와 전통문화가 갖는 치유가능성을 제시했던 금속공예학과와 도자공예학과, 평소 패션디자인의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소수계층을 위한 패션디자인을 시도했던 의상디자인학과, 소외계층을 위한 생명력 있는 거주공간을 제시하고자 했던 실내디자인학과 등, 조형대학의 각 전공분야에서는 주제를 해석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전시행사를 구성했다. 한편, ‘소수를 위한 문화정책’이라는 주제로 서울대학교 미학과의 김문환 교수의 초청강연과 패션쇼, 장신구쇼, 영상쇼 등의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했다. 특별히 의상디자인학과가 기획한 패션쇼는 조형전 주제의 구체적 실천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 발표회를 위해 4학년 학생들은 시각장애인과 실버세대라는 두 소수계층을 선택해 이들을 위한 의상을 개발하고 제안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작품의 경우, 실제 시각장애인의 의복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여 연구한 결과, 세련미와 다기능성을 반영하는 한편 점자의 응용을 통한 시각적 특징을 가미된 의복 세트를 발표했다. 이 의상디자인의 연구결과는 무대에서 직접 모델로 출현한 5인의 시각장애인에 의해 착용,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