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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3월
나는 국민대학 조형학부 의상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조형造形’이라는 단어조
차 생소하게 느껴질 때, 군대까지 다녀온 남자가 의상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입학 직후는
물론이요 재학기간 내내 만나는 사람들에게 조형이라는 대학명칭에 대해 설명해야 했고, 남
자가 의상학과에 다닌다는 이유로 본의 아니게 약간은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의상학과는 여자만이 입학할 수 있는 금남의 학과였습니다. 하
지만 국민대학 조형학부에서는 미래를 앞서보는 탁월한 안목으로 의상학과에도 재능 있는
남학생의 입학을 허용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대학보다 먼저 남학생의 입학을 허용한 결과,
의상디자인이나 의류마케팅에 뜻이 있는 남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여자졸
업생은 주로 디자인분야에서 남자졸업생은 의류기획/마케팅 분야에서 능력과 실적을 보
이면서, 의상학과는 전체 조형대학의 위상을 앞장서서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