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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도자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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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창 (토론 | 기여)님의 2025년 11월 2일 (일) 23:45 판

2025 동문의 글 _ 도자공예


도자공예

2025 도자공예학과 동문의 글

저는 년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도자공예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도자기를 배우는 과정은 지금의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도자의 학습 과정은 느렸기에 일단 해보는 편인 제게 그 느림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반복되었고, 실패가 일상이었습니다. 가마에서 꺼낸 작품은 늘 상상과 달랐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과정이 제 안의 인내와 통찰을 길러준 배움이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저는 그 느림과 변수, 그리고 실패마저도 즐기게 되었습니다.

3학년 때 달항아리를 만들며 처음으로 작업이 가진 힘을 체감했습니다. 그 경험은 백자와 건축도자라는 상반된 영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대학원 진학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부 조교로 근무하며 업다지기법(달항아리 제작기법)을 응용한 도자 조형 연구로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국민대학교에서 보낸 10년여의 시간은 저의 청춘이었고, 작업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따뜻한 사람들과의 교류가 공존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부터 2년여간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부안 유천리 청자 연구와, 조선 백자 항아리 전시의 준비와 진행에 참여하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습니다. 전통 유물을 직접 다루며 도자가 지닌 역사적 깊이와 시간의 결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작자로서의 열망은 여전히 제 안에 남아 있었고 다시 창작의 자리로 돌아가며 유학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영국 유학은 제 작업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재료 실험과 사고의 확장을 통해 지금의 작업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고, 동시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가정이라는 또 다른 기반을 얻게 되었습니다. 1년이 조금 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국민대 시절 길러진 적극성과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선배 동문의 도움 덕분에 그 시간은 매우 충만했습니다.

귀국 후 다시 모교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며 강의와 작업, 그리고 종이슬립 적층기법을 통한 소재 융합적 도자 조형 연구를 병행했습니다 2020년 박사학위를 마친 뒤 2021년 서울여자대학교에 임용되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두 자녀와 아내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어느새 국민대와의 인연이 26년을 넘어섰습니다. 긴 시간을 한 전공 안에서 보내며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지지와 스승들의 가르침, 그리고 여전히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는 많은 동기들과 선후배님들의 관심과 격려 덕분이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국민대 사람들과 함께했던 시간입니다. 앞으로도 그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하며 급변하는 이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대학 교육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좋은 교육자이자 머무르기보다 유동하고, 융합할 수 있는 제작자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여자대학교 박종진 교수 (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 00학번)